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메루카리의 공모가는 3000엔(약 3만 원)이며 이날 오전 11시 5000엔의 시초가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한때는 상한가인 6000엔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8119억 엔에 달했다. 메루카리는 기업공개(IPO) 첫날 신흥기업 중심의 거래소인 마더스시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에 등극했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메루카리 주가는 공모가 대비 77% 폭등한 5300엔에 마감했다.
메루카리는 일본 유일의 ‘유니콘 기업’으로 상장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메루카리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응모 배율은 기관투자자가 20배, 개인투자자는 50배를 각각 넘었다.
구보타 토모이치로 마쓰이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모주 추첨에서 탈락한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손에 넣기 위해 매수 주문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메루카리는 일본 내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투자자들이 몰렸다. 메루카리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 회인데 이 중 미국이 4000회를 차지한다.
메루카리는 일본 내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으나 미국 등 해외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올해 3월 마감한 지난 2017 회계연도에 34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메루카리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미국에서 마케팅 비용 등으로 활용해 흑자 전환을 서두를 계획이다. 이날 메루카리는 주식 약 3분의 1을 매각해 12억 달러(약 1조3314억 원)를 확보했다.
제임스 리네이 500스타트업 일본 책임자는 “가장 큰 도전은 기관투자자들이 메루카리 경영진들이 미국 시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는가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IPO의 즉각적인 흥분이 진정되면 투자자들은 야마다 신타로 회장의 야심 찬 해외 확장 계획이 실현될지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루카리의 IPO 선전은 유니콘 기업의 위상을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동시에 메루카리의 상장으로 현재 일본에는 유니콘 기업이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FT는 일본 정부가 2023년까지 20개의 유니콘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달성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전날 사설에서 인재 육성과 산업 구조 재편, 고용 유동성 확대, ‘규제 샌드박스’ 등 유니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메루카리는 2013년 야마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했다. 모바일을 통해 사용하지 않는 의류와 잡화 등을 매매하는 개인 간 거래(C2C) 시장을 일본에 정착시킨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된다. 메루카리는 벼룩시장 기능을 중심으로 도서 판매, 중고 명품 거래, 자전거 공유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도 뛰어들었다. 월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에 이르며 2014년 미국, 지난해 영국에 각각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