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최고투자책임자(CIO)인 기금운용본부장 영입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민연금이 1년 가까이 공석인 CIO 자리를 놓고 2달 전 국내 후보군을 추려냈지만 이마저 지연되면서, 해외인사를 포함한 재공모가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17일부터 24일까지 영국을 비롯한 유럽 4개국을 방문한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이 다음 달로 다가온 상황에서 선진 사례를 살피고 논의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표면적인 이유 뒤에는 CIO 후보자 물색이라는 또 하나의 시급한 현안을 들고 갔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7월 이후 공석인 CIO 자리를 채우기 위해 4월 후보자 3인을 추려냈지만 검증이 2개월째 답보 상태인 탓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역 출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내정자로) 올라갔다가 청와대에서 반대한 것으로 안다”면서 “마땅히 CIO를 하고 싶어 하는 인사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이번 해외출장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 자본시장 선진국 현지에서 활동한 인사들을 만나 의중을 살필 전망이다. 그만큼 현재 국민연금 CIO 자리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치·사회적 부담감 등의 이유로 철저히 외면 받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기존의 후보 3인을 아직 청와대에서 검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인사 검증은 길면 2~3달 걸릴 수 있다”면서도 “3명 중에서 적임자가 없다면 재공모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