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한 증시를 달구던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연관 종목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북한 투자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건설주는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남북 화해 분위기로 가라앉았던 방위산업 관련 종목은 다시 반등하는 중이다.
9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건설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2% 떨어진 133.14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회복했지만, 장중 3.19% 밀려나기도 했다. 전날 3.27%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남북정상회담 기대감으로 지난달에만 27.01%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건설업종의 주가를 밀어 올렸던 남북 경제협력 이슈가 소강 국면을 보이자 단기간 급등한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 종목을 살펴봐도 계룡건설(-3.10%), 동아지질(-2.99%), 한진중공업(-2.69%), 진흥기업(-2.39%) 등이 일제히 뒷걸음쳤다.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지난달 급등세를 보였던 종목이다. 남북경협주의 대표선수 격인 현대건설 또한 전날보다 1.11% 밀려났다.
앞서 주식시장에서는 이들 건설주의 급등을 두고 ‘묻지마 투자’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관련 종목으로 언급되며 주가가 상승한 26개 종목 중 14개는 증권사의 투자보고서가 없는 종목이다. 건설업종 내 경협주로 언급된 종목의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 공매도 거래량이 한달 전보다 1만2795.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남북경협 기대감에 상승한 주가는 너무 앞서나간 측면이 많다”라고 언급했다.
반면,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밀려났던 방위산업 관련 종목은 다시 날개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만 일곱 차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는 이달 들어 20.54%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한국항공우주도 2.55% 올랐다.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주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너무 빨리 반영한 측면이 있다”면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급락했다면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