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현대예술가와 술

입력 2018-05-01 10:00 수정 2018-05-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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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 이상아트스페이스 대표

예술과 문학에서는 술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장르를 알코올그래피(alcoholographie)라고 부른다. 예술과 술의 관계가 밀접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감을 얻고자 하는 예술가들에게 술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외를 불문하고 예술가들과 술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다.

현대미술의 아이콘이자 20세기 미국 팝아트의 제왕이었던 앤디워홀은 샴페인을 사랑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돔페리뇽(Dom Perignon)’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돔페리뇽 2000병을 사서 창고에 저장했다가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에 몽땅 마셔버리자”라고 했을 정도다.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중 하나로 꼽히는 돔페리뇽 샴페인은 세계 각국의 왕실, 부호 및 유명 인사 등이 즐겨 찾는 와인으로 명성을 알렸다. 돔페리뇽을 생산하는 모엣&샹동(Moet & Chandon)은 앤디워홀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은 ‘돔페리뇽 스페셜 에디션 앤디워홀 트리븃 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출신 작가로는 2013년 와인 라벨 디자이너로 선정됐던 이우환 작가가 유명하다. 세계적 와인 업체인 로스차일드(Rothchild)와 함께 한 라벨 협업은 이우환 작가의 와인사랑을 엿볼 수 있는 계기였다. 이우환은 “화가로서 가난할 때나 부유할 때나 애인처럼 내 옆을 지킨 것은 와인이었다. 와인이 없으면 식사를 못할 정도였다”라고 말할 만큼 애정이 각별하다.

신경학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데이비드 린든은 ”창의성과 중독은 엄연히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유명한 예술가들 중에 마니아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술이 예술가들에게 창의적인 영감을 불어넣는 신비로운 매개체인지, 중독으로 이끄는 파멸의 독약인지 그 경계는 여전히 애매하다. 다만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번민과 고통을 통해 작품을 탄생시키는 예술가들의 지친 삶에 술이 달콤한 휴식이 돼 주길 바랄 뿐이다. / 이상미 이상아트스페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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