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C의 출범과 함께 동남아시아 최고 공업지대인 태국 동부에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산업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태국 정부는 EEC의 성공을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인프라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1조5000억 바트(약 51조42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19일 태국 정부와 EEC에 물류 거점을 세우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는 “태국산 쌀과 두리안을 전 세계로 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알리바바는 2019년 가동을 목표로 110억 바트를 투자해 챠첸샤오주에 전자동 물류 창고를 신설할 계획이다. 물류 거점이 완성되면 태국과 중국 간 양방향 전자상거래는 물론 24시간 배송도 가능해진다. 알리바바는 태국을 거점으로 삼아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주변 지역에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확대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보잉은 항공기 부품 제작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태국 정부와 협상을 시작했다. EEC와 가장 가까운 라용주의 우타파오 공항 근처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보잉은 합작회사뿐만 아니라 정비사 양성 학교 설립도 검토 중이다. 보잉과 함께 세계 항공기 생산업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에어버스는 한발 먼저 EEC 진출을 확정했다. 에어버스는 타이항공과 손잡고 2021년까지 110억 바트를 투자해 항공기 정비 거점을 조성할 예정이다. 동남아 저가항공사 (LCC)와의 기체 정비와 유지 보수 계약을 노리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움직이자 관련 업체들도 태국으로 향하고 있다. 일본 브리지스톤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43억 바트를 투입해 항공기 전용 타이어 공장 설립에 나선다. 소니는 자율주행차량에 필수적인 전방 카메라를 생산할 준비에 한창이고, 도요타도 2020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태국 정부는 2016년 수도 방콕의 동남쪽에 있는 촌부리, 라용, 챠첸샤오 등 3개 지역을 EEC로 지정했다. 인건비가 상승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정부는 EEC에 진출한 기업에 법인세를 최장 15년까지 감면해주고, 기업 간부와 엔지니어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인재 확보는 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EEC 3개 주 가운데 2개 주의 최저임금은 방콕보다 높다. 또 현지에서 기술자를 육성하는 교육 시스템은 아직 미비하며 우수한 인재가 방콕에만 집중된 것도 고민거리다. 신문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맞는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외자 유치의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