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가 법정단체로 만들어진 지 3년이 지났지만, 소상공인은 여전히 사회적 책임의 주체로 인정받기보다 길거리에서 투쟁하거나 하소연만 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부가) 소상공인을 경제주체, 소통의 주체로 인정해준다면 연합회는 분명히 책임을 다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연합회가 시민운동단체인지 경제단체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은 국회 앞에서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총회를 치른 후 취임식으로 곧장 왔다. 이날 비대위는 결의문을 낭독하며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의 4월 임시국회 통과가 무산된다면 동맹휴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부터는 국회 주변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천막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소득성장과 공정경제를 추구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은 공정경제에서 소외돼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요구는 당장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대자본에 의해 밥벌이를 빼앗기지 않고 억울한 일 당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행정부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국회에서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면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마천’을 언급하면서 “가장 좋은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을 유도하고 함께 가는 것”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이 연합회의 주인이고 방향성을 만드는 게 맞다. 소상공인 회원사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 앞으로 3년 더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게 됐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여당 의원이 정부에 반대하는 최 회장을 흔들려 한다는 여당 개입설이 제기되면서 선거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연합회는 16일부터 진행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연합회 감사를 둘러싸고도 ‘정부의 개입’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들의 산적한 쟁점을 행정부는 물론 국회와도 풀어가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