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휴대폰 보조금 규제 일몰과 함께 의무약정제 도입이 예고되면서 앞으로 이동통신 3사가 어떤 마케팅 전략을 전개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무약정제가 도입되면 이통사들은 약정기간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해 '번호이동'으로 사업자를 옮겨다녔던 일명 '메뚜기' 고객을 장기 가입자로 묶어두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휴대폰 교체를 위해 '번호이동'이 잦은 고객보다는 '기기변경' 보조금 지급 등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이 늘어날 수 있다.
이통사들은 이러한 의무약정제 도입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약정기간'을 얼마로 잡아야 하는지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2개월, KTF는 최대 36개월의 약정기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경우 약정기간이 12개월을 넘어설 경우 휴대폰 교체 주기가 짧아진 만큼 위약금 문제 등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포화상태인 이통시장을 감안하면 의무약정제 도입은 가입자 유치보다는 가입자 이탈 방지하는 쪽에 의미가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의 약정기간 12개월 전략은 가입자 묶어두기와 경쟁사 가입자 유치 모두에 양다리를 걸쳐 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의무약정기간이 길어지면 타사 가입자의 유입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KTF는 3G 가입자 확보에 올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조금 규제 일몰에 따라 보조금 출혈경쟁이 이어질 경우 SK텔레콤과의 경쟁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약정기간을 최대한 늘려 가입자 이탈을 막고, 3G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자본력의 SK텔레콤과 보조금 경쟁에서 유리할 수 없는 KTF는 의무약정제 기간을 늘려 잡아 보조금을 쓴 만큼 고객을 붙잡아 두는 효과를 얻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LG텔레콤은 보조금 규제 일몰과 의무약정제 도입 모두 환영할 수 없는 입장이다.
약정기간을 길게 잡을 경우 타가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고, 보조금도 그만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3G 데이터서비스인 'OZ(오즈)'를 내달 초 개시하면서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만큼 내부적으로 약정기간을 12개월 미만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통 3사 모두 의무약정제 도입을 사실상 결정한 상황으로 앞으로 이통사의 마케팅 전략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이통사별로 약정기간, 보조금 규모 등을 조정할 수밖에 없어 이통업계의 경쟁상황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