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실업률을 높이면서도 리세션(경기침체)은 막아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으며, 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대안은 없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연준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대규모 감세와 정부의 재정적 경기부양책,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7%, 내년은 2.5%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준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률로 보는 1.8%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미국의 노동력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성장이 가속하면 실업률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연준은 예상했다. 현재 실업률은 이미 4.1%로, 17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내년 4분기에는 3.6%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낮은 실업률은 1960년대 이후 처음이다. 연준 위원들과 많은 경제학자가 생각하는 자연실업률은 4.5%다. 자연실업률은 경제가 인플레이션 부담 없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실업률을 뜻한다.
현재 실업률 하락은 환영할만하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수년간 연준 목표치인 2%를 계속 밑돌았다. 실업률이 떨어지면 물가상승률이 2%나 약간 그 위를 넘는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실업률이 4.5%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 내년 전망치를 염두에 두면 연준은 실업률을 0.9%포인트 높일 필요가 있다. 다만 과거에는 경기침체가 왔을 경우에만 이렇게 실업률이 상승했다.
연준의 계획에 경기침체는 없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에 도달하게 하려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경제가 침체를 피하면서 연착륙하려면 실업률이 적어도 4.2%는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준은 과거 금리 인상을 통해 리세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경제 과열을 식히는 연착륙을 달성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실업률을 놓고 고민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한편 에버코어ISI의 크리쉬나 구하 애널리스트는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약발은 2020년에 떨어질 것”이라며 “동시에 해외 중앙은행들도 자신의 경기부양 기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제성장도 둔화해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경제가 현재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에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의회가 감세와 재정적 부양책을 투입했다”며 “연준이 당분간 금리인상 속도를 살짝 조정하는 것 이외 다른 방안을 쓸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2020년은 미국 대선이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미국의 운명을 바꿀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WSJ는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