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7일(현지시간) 스마트폰 뒷면에 부착해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다고 전했다. 국제학술지 ‘과학중개의학’에 실린 미시간 주립대학 개발진의 논문에 따르면 참가자 30명이 1~2번의 연습 후 3D 프린터로 만든 프로토타입 제품을 사용한 결과 90% 이상이 이 장치로 혈압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으며 결과도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케이스의 버튼 형태 센서에 손가락을 대면 기기가 동맥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앱을 통해 스마트폰 화면에 혈압 수치가 표시된다. 라마크리슈나 무카말라 미시간 주립 공과대학 교수는 “손가락 끝은 누르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부분”이라면서 “덕분에 손가락으로 누르는 접근방식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기존 혈압 측정방식과 달리 팔을 압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노인환자나 비만인에게 실용적이다. 휴대도 편리해 심장질환자나 고혈압 환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혈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다만 정확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이전에도 스마트폰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앱 ‘인스턴트 혈압’이 출시됐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폐기됐다. 이 앱은 스마트폰을 가슴에 대고 손가락을 카메라에 대는 방식으로 혈압을 측정했는데 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의 증세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사용이 중단됐다. 고혈압 전문가인 에드거 레이몬드 밀러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 교수는 “정밀도는 큰 문제”라면서 “사람들이 그 수치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혈압 측정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장치가 정확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개발된 혈압 측정 케이스는 혈압이 정상 범위인 사람만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다양한 사례를 실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심장 전문의는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적어도 다양한 혈압을 가진 사람 85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기의 개발이 완료되고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가정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고혈압 환자 중 약 45%만이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다. 무카말라 교수는 “이들이 자신의 증상을 알게 된다면 뇌졸중과 심장발작을 줄여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