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백복인 사장의 연임 안건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이 엇갈린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단독 후보로 추천된 백 사장은 1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지분 6.93%를 보유한 2대 주주 IBK기업은행은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고 나섰고,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09%)도 반대에 동참한 상황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써스틴베스트는 이날 KT&G 주주총회에 상정된 백 사장의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는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IBK기업은행과 국민연금에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다. 써스틴베스트는 KT&G 측이 사장 선임 과정에서 백 사장의 연임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국제적인 의결권 자문기구 ISS의 판단은 달랐다. 이날 ISS는 사장 선임 과정이 사외이사에 의해 공정하게 진행됐다면서, 백 사장의 연임에 찬성하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논란이 된 백 사장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발견된 중대한 혐의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ISS의 의견은 의결권 비중이 58.5%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의결권 자문기관의 판단은 올해가 정부의 주주권 강화 정책 이후 첫 주총시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KT&G 역시 회사와 주요 주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의결권 자문기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들 기관조차도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면서 백 사장의 연임 안건은 결과를 예단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안이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KT&G의 주가 흐름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담배시장을 감안할 때 연임이 부결되면 경영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타격이 불가피하고, 연임이 결정되더라도 나름의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