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의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탄소 기후변화 협력’ 정상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신(新)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동북아 슈퍼그리드’와 ‘남북 재생에너지 협력 사업’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후변화센터는 9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국제관에서 ‘동북아 기후에너지 협력의 도전과 전망’ 세미나를 열고 동북아 지역의 기후변화와 에너지난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주제 발제에 앞서 좌장을 맡은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겸 정책위원장은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 동북아시아”라며 “(동북아의 노력이) 전체의 성패를 가늠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현재 동북아의 안보 문제에는 미세먼지와 원자력 안전, 에너지 수급 불균형 등이 포함된다”며 “기후변화와 환경 위협이 동북아 안보 위협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미세먼지의 중요한 원인은 국내가 아닌 중국이고 또 미세먼지는 오염의 문제”라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어 동북아 협력 제고 방안과 관련해 “국가 간의 주권적 이해관계를 촉발시킬 수 있고 전체 이슈를 관통할 수 있는 공공재적 성격의 개념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며 협력체 구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기존의 기후변화 협력은 기후변화 협력의 맥락이 아니라 개별 이슈에서의 협력으로 그 효과가 미미했다”며 “동북아 차원의 탄소시장 창설 또는 국제시장 매커니즘의 활용을 통해 다른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미세먼지 협조가 아니라 동북아 저탄소 기후변화 협력 구상과 관련한 정상 협의체를 창설해야한다”며 “유엔 기후변화 협상과 G20 등 주요 글로벌 협의체와 연계해 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국 재생에너지 정책과 동북아 협력 가능성’에 대해 발표한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한 발전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은 “새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원전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3020’은 2030년까지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이 비중을 늘리는데 국민의 수용성이 중요하다”며 “시민이나 농민이나 쉽게 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계획도 세워야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는 신기술을 육성하면서 4차 산업혁명과 융합돼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며 “이에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고, (정부는) 새로운 융합비지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 연결 논의는 2000년대 초반부터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슈퍼그리드 구상은 현재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강창희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각수 CSDLAP 고문, 권세중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 국장, 이우균 한국기후변화학회 회장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