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새 주인만난 대우건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입력 2018-02-01 07:00 수정 2018-02-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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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사실상 7부 능선을 넘어 섰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31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대우건설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무난하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2010년 산업은행 관리에 있다가 7년여 만에 또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다. 호반건설은 매각 대상 지분 50.75% 중 주당 7700원에 지분 40%만 사들이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에 인수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풋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2년 뒤 대우건설의 주가가 7700원 밑으로 떨어져도 이 가격으로 사고 7700원 이상이면 오른 가격으로 사기로 했다.

이처럼 호반건설이 분할인수 방식으로 선택한 것은 당장의 인수자금으로 인한 부담을 낮추고 산업은행을 2대 주주로 묶어둬 향후 수주나 금융지원에서 지원을 받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매각으로 산업은행은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게 되며 이로 인한 비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에 투입한 자금만 3조2천억원에 달한다. 취득원가의 절반 수준으로 판 셈이다.

이는 지난 2006년 매각 당시와 대조적인 분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인수됐다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2006년 매물로 나왔다.

당시 예비입찰에 10개 컨소시엄에 53개사가 참여했고 본입찰에서는 5개 컨소시엄이 경쟁을 벌였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그룹, 프라임그룹, 유진그룹, 삼환기업, 동국제강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나섰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건설 경기의 위축에 국내 분양시장 역시 정부 정책의 압박을 받고 있는 점이 대우건설 시장 가격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의 관리 부실 역시 꾸준히 거론됐다. 박창민 전 사장의 선임과정에서 재공모, 일정 연기 등으로 낙하산 논란이 일었지만 산업은행은 강행했고 결국 박 전 사장이 최순실 씨의 낙하산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돌연 사퇴하는 과정을 겪었다.

박 전 사장의 후임으로 온 송문선 사장 역시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지난 2015년 3800억원 상당의 손실을 과소 계상한 혐의로 대우건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지난 해에는 회계법인으로부터 분기 보고서가 ‘의견거절’을 당하는 등 관리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로인해 대우건설 주가가 급락하고 매각 일정 역시 미뤄졌다.

한편 산업은행은 다음 달 호반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밀 실사를 거쳐 최종 매매계약조건을 확정한 뒤 올여름께 매매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만큼 인수 과정에서 호반건설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인 상황이다.

특히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인수시 퇴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물론이고 호반건설의 자금 현황을 의심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은 실정이다. 앞서 금호건설에 인수 당시에도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이 난항을 겪으며 수년 동안 여러 부작용이 제기된 바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그 동안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밟으며 우리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임했고 지금 쏟아지는 우려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제까지 기업들이 밟아 왔던 실패과정을 다시는 밟지 않기 위해 고심하고 있고 남은 인수 과정도 진지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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