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문 기업 심리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부문 판매부진에 이어 자동차업계 파업 및 이에 따른 판매부진,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겹친 때문이다. 직전월과 달리 수출기업보단 내수기업이, 대기업보단 중소기업이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내수기업과 중소기업 심리는 각각 1년1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한데다 전월대비 낙폭도 각각 2년7개월에 최대폭을 경신했다.
비제조업 부문 기업 심리는 6년5개월만 최고치에서 소폭 조정흐름을 보였다. 경제심리도 2개월째 떨어졌다. 유일하게 경제심리 순환변동치만 오름세를 이어갔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2포인트 떨어진 85를, 중소기업이 8포인트 내린 63이었다. 기업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이 1포인트 하락한 86에 그친 반면, 내수기업은 6포인트 떨어져 71을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각각 2016년 12월(각각 62, 70) 이후 가장 낮았고, 전월대비 하락폭도 각각 2015년 6월(-8포인트, -6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1포인트 하락한 80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산업 업황 BSI도 전월보다 3포인트 내린 78을 보였다.
BSI란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현재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음을,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 등으로 전자가 8포인트 떨어진데 이어, 현대차 파업과 판매 둔화 등에 자동차가 11포인트 급락했다. 원자개가격 상승과 유가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 등으로 금속가공이 7포인트, 석유정제가 24포인트씩 하락했다.
숙박업이 연말 성수기 종료에 따른 수요감소로 24포인트 급락했고, 한파와 미세먼지로 인한 야외활동 위축에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가 7포인트 내렸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19.3%, 19.1%)을 가장 높게 꼽았다. 인력난·인건비상승(각각 +1.1%포인트, +2.7%포인트) 비중도 확대됐다. 제조업의 경우 가장 높게 오른 것은 환율(+1.4%포인트)이었다. 최근 원화절상(원·달러 환율 하락)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2.6포인트 떨어진 97.3을 기록해 두달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다만 계절 및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한 100.6을 기록해 2012년 2월(101.1) 이후 5년1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 분야에서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 중 전자와 자동차가 하락세를 주도했고, 중소 및 내수기업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며 “스마트폰과 컴퓨터 경기가 좋다고 보기 어려운데다 자동차 업체의 5일간 부분파업 등으로 하청업체를 중심으로 한 심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경제심리는 순환변동치를 중심으로 여전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제관련 심리가 꺾였다보기 어렵다. 한두달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