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 인상률 16.4% vs 지난해 프랜차이즈 가맹 등록 취소율 16.2%.
최저임금이 16.4% 인상돼 7530원이 된 지 한 달여 지나면서 실효성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효과의 종착점이 과연 ‘상생’이 될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최전방에 있는 외식업, 식당,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의 업종을 시작으로 시장의 한파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한 한국 프랜차이즈 신년 하례식에서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현황을 거론했다. 박 회장은 “가맹 등록 취소율이 전체의 16.2%로 역대 최고치”라며 “가맹본부 전체의 65%가 연 10억 원 미만의 매출을 올리는 자영업자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 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공개서를 등록 취소한 가맹본부는 총 965곳으로, 16.2%의 취소율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최저임금 인상의 최전방에 서 있는 외식업이 17.9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도소매업이 17.51%, 서비스업은 13.21%의 취소율로 그 뒤를 이었다. 2015년만 해도 등록 취소율이 0.7%에 그쳤던 프랜차이즈 시장은 2016년 14.6%에 이어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기간 역시 2015년 9년 2개월, 2016년 8년 4개월에 이어 지난해엔 7년 2개월로 축소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가맹 본부가 취소한 브랜드 역시 지난해 1000개를 넘어섰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임금인상의 취지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 배경이 마치 우리의 잘못 또는 문제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본부가 함께 분담하라는 공정위의 요청에 대해서도 유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박 회장은 “체력이 안 되는 본부에 최저임금 분담금을 지게 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부가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프랜차이즈나 외식업체도 늘기 시작했다. 커피빈이 다음 달 1일 커피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으며, 앞서 KFC, 롯데리아,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 등은 지난해 말부터 가격을 이미 올렸다. 심지어 일부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가격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점포 차원에서 직접 가격을 올리는 점주들까지 등장했다.
무인 점포나 무인 계산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세븐일레븐이 잠실 롯데타워에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인 데 이어 이마트24는 성수백영점, 서울조선호텔점 등 4개 직영점에 무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CU도 지난해 11월 자체 비대면 결제시스템 ‘CU 바이셀프’를 개발해 성남 판교웨일즈마켓점에 시범 적용했다. 이마트는 성수점, 죽전점, 왕십리점에 셀프 계산대를 1~2대씩 들여 셀프 계산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 편의점주는 “편의점 본부에서 상생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결국은 서로 간의 눈치 싸움”이라며 “상생안을 내면서도 무인 점포를 생각하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고대영 기자 koda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