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 가구 증가세는 상당히 빠르다. 1990년만 해도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 중 9.0%에 불과했으나, 2010년 23.9%로 급증했고, 2015년에는 27.2%로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2025년에는 1인 가구가 31.9%로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가구(24.2%)를 추월하고, 2045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36.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는 가정간편식(HMR)을 개발하고 각종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1인 가구 공략이 한창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품이나 서비스는 대체로 20~30대 1인 가구를 겨냥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고령층 1인 가구에 대한 상품과 서비스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가 고령사회를 공식 선언했으며 초고령 사회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기에 접어드는 고령층이 미래의 주요 소비자로서 점차 수요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실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06년 남성의 경우 50~70대 1인 가구가 32.7%였으나, 2016년에는 54.4%로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에도 각각 68.2%에서 78.3%로 증가세에 있다.
유통업계는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고령층 1인 가구를 위한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연령층 대상 식품시장 규모는 2011년 5100억 원에서 지난해 8000억 원대로 최근 5년 새 60% 가까이 커졌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軟化食) 원천기술을 접목한 설 선물세트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동일한 모양과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식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음식을 씹고 삼키는 데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제공하는 액상 형태의 ‘연하보조식’이나 젤리 형태의 고형물에 맛이 첨가된 ‘무스식’과 구분된다.
현대그린푸드가 출시한 ‘더 부드러운 한우 갈비찜’, ‘더 부드러운 돼지 등갈비찜’은 고온·고압의 포화증기 기술로 단시간 내에 조리해 육즙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살과 뼈가 잘 분리되는 데다 식감도 부드러워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아워홈은 작년 11월 효소를 활용한 연화 기술을 통해 고령층을 위한 고기와 떡, 견과류 개발에 성공, 실버푸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관련 기술은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 아워홈은 연화 기술을 토대로 고령층 친화식품을 시험 생산 중이다. 시장성 테스트를 거쳐 올해 안에 소고기 사태찜이나 구이용 가래떡 등 고령층 선호도가 높은 상품들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