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미국 세제개편에 타격을 받아 지난해 4분기에 손실을 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세제개편이 가져올 영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 183억 달러(약 19조484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발표한 분기 손실보다 더 큰 규모다. 매출은 2016년 4분기 대비 1% 증가한 173억 달러로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
씨티그룹의 실적 부진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세제개편의 영향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35%에서 21%로 대폭 인하되면서 이연법인세자산이 감소한다. 세제개편에는 미래 수익으로 과거 손실을 상쇄해 얻었던 이연법인세자산을 줄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일회성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다만 씨티그룹은 장기적으로 감세안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바트 최고경영자(CEO)는 “세제개편은 투자자들의 정서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당기 순이익 증가로 이어질 뿐 아니라 향후 자본 창출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실적 발표 뒤 씨티그룹의 주가가 전일 대비 0.35% 상승 마감한 것도 씨티그룹이 자체적인 장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올해 감세로 인한 유형자기자산 비율이 전년 대비 10.5%, 내년 12%, 2020년에는 13%의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배당금을 두 배로 늘리고 156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아직 진행 중이다. 코바트 CEO는 “2020년까지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으로 60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은 세제개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