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유가 하락에 올해부터 부가세 도입

입력 2018-01-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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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민들이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부터 부가가치세를 신설한다. 두바이/A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민들이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부터 부가가치세를 신설한다. 두바이/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올해부터 부가가치세를 도입한다. 이들은 풍부한 석유 수입을 기반으로 한 ‘세금 없는 나라’였으나 국제 유가가 장기 하락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이날부터 부가세 5%를 적용한다. 휘발유와 경유, 식료품, 의류, 생활용품과 숙박시설 이용료 등 대부분의 재화와 서비스에 부가세가 부과된다. UAE는 올해 부가세 수입으로 약 120억 디르함(약 3조4924억 원)의 세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의료 및 금융서비스와 대중교통 요금 등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세금이 면제된다.

두 나라는 저유가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재정을 늘리기 위해 부가세를 도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 예산 수입의 90%를, UAE는 80%를 석유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걸프 지역 산유국의 수입 다변화 필요성을 지적해왔다. 세금 도입은 IMF가 석유산업 외에 정부 수입을 늘리는 방안으로 권고한 조치 중 하나다. 지하드 아자르 IMF 중동 담당관은 “부가가치세 도입은 걸프 국가들이 석유 수익에 대한 의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부가세가 걸프협력회의(GCC)국가의 재정 조정 및 수익 다변화 계획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장기적인 재정 지속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와 함께 GCC에 속한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카타르 등도 부가세 신설을 고려하고 있으나 2019년까지는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부가세를 도입하지만 주민 소득세는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BBC는 전했다.

포브스는 부가세가 도입돼 상품 가격이 5% 상승하더라도 일부 유럽 국가의 부가세율 20%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저유가 지속에 따른 재정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이날 2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최대 127% 인상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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