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폭락세에 시총 1840억 달러 증발…“비트코인은 망해도 블록체인은 끄떡없다”

입력 2017-12-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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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용도 매우 다양…90년대 중반 인터넷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8일(현지시간) 열린 가상화폐 콘퍼런스에 비트코인 로고가 유인물 위에 놓여 있다. 블룸버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8일(현지시간) 열린 가상화폐 콘퍼런스에 비트코인 로고가 유인물 위에 놓여 있다. 블룸버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22일(현지시간) 일대 혼란이 연출됐다. 투자자들의 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30% 이상 폭락했으며 다른 가상화폐도 동반 하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장이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처럼 붕괴해도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이날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전망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자정 6104억3000만 달러였으나 비트코인 급락에 4261억4000만 달러까지 줄었다. 이는 시총이 하루 만에 약 1840억 달러(약 200조 원) 증발한 것이다. 보잉과 펩시코 월트디즈니 등 뉴욕증시 대표 기업 시총보다 훨씬 많은 돈이 순식간에 사라진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30% 이상 폭락해 시총의 3분의 1이 증발하기도 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장 초반 827.68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33% 떨어진 561.19달러를 찍었다. 비트코인캐시도 최대 37% 폭락했다. 코인마켓캡이 집계하는 40개 주요 가상화폐 모두 이날 하락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이런 극단적인 변동성에 버블 붕괴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의 전망에 투자자들이 더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닷컴버블 시대는 붕괴로 끝났지만 세상은 여전히 인터넷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관계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트홀츠자산운용의 조쉬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가격 폭락이 신흥기술(블록체인)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면 닷컴버블을 떠올려라”라며 “당시 인터넷 기업 주가는 90%나 추락했지만 모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융 컨설팅업체 드비어그룹의 니겔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아무도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그러나 비트코인을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혁명적이며 이미 세계가 돈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의 용도는 매우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은행 UBS는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이 오는 2027년에 전 세계에서 창출할 경제적 가치는 3000억~4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블록체인은 금융에서 제조업, 헬스케어와 전력업체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블록체인은 1990년대 중반 인터넷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역설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사람들이 중개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거의 모든 종류의 거래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돈과 제품, 심지어 민감한 정보의 이동까지 단순화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은 기업과 정부, 조직과 개인 모두가 일하는 방식에 혁명이 될 수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광산업체 뉴몬트광업은 광산 부동산 서류 등을 회사 데이터베이스 등에 등록하고 추적하는 방법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뱅가드는 지난주 인덱스(지수) 제공자와 시장 참가자 사이의 데이터 공유에 블록체인을 이용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인덱스펀드가 벤치마크 지수를 좀 더 효율적이고 정교하게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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