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시가스요금을 인하하면서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공급물가와 총산출물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유가상승에 따른 상승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부문별로는 1차 금속제품과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올라 공산품이 전월비 0.1%(전년동월비 4.5%) 상승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중국 수요 증가에 열연강대 및 강판(1.3%)과 철강 절단품(3.2%), 중후판(4.4%) 등이 올랐고, 국제유가가 올라 나프타(8.4%), 경유(4.2%), 휘발유(4.9%)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실제 11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60.82달러로 2015년 6월(60.84달러) 이후 2년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전월대비로도 9.5% 올라 지난해 12월 18.6% 상승 이후 11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전력·가스·수도는 전월비 2.9%(전년동월비 1.8%)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3월 -3.3% 이후 1년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시가스요금을 9.3% 인하한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산업용도시가스가 -10.8%, 주택용도시가스가 -9.4%, 일반용도시가스가 -10.5%를 기록했다.
물가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 등 생산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지수인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4% 하락(전년동월대비 2.9% 상승)했다.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 각각 전월비 0.9%, 0.3%, 0.5%씩 떨어졌다.
국내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인 총산출물가지수도 전월대비 0.5% 하락(전년동월비 2.9% 상승)했다.
이는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05.04원으로 2015년 5월(1091.27원) 이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전월대비 26.53원(2.3%) 급락하면서 국내출하보다 수입 및 수출이 더 떨어진 영향이다.
권처윤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공산품이 상승 기조를 이어갔지만 전력가스수도가 하락하면서 떨어졌다. 다음달에는 가스요금 인하라는 일시적 요인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전월비 하락요인은 사라질 것”이라며 “유가상승에 의한 상승 기조는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