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화폐 기능 멀어져

입력 2017-12-0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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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상승 기대감에 소비 않고 거래수수료 오른 탓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갈수록 통화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 AP/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갈수록 통화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 AP/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화폐로서의 기능이 멀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수료 부담과 상승 기대감에 비트코인 실사용이 저조하다고 전했다.

일본은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한 국가다. 기업들도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했다. 비트코인이 투자 대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화폐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고 기업들은 이들과 제휴했다. 소비자가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면 거래소가 이를 환전해 업체에 지급하는 형식이다. 대형 여행사 HIS는 지난 9월부터 38개 지점에서 서비스 이용료를 비트코인으로 받고 있다. 카메라 및 전자제품 판매업체 빅카메라는 비트코인 결제 상한액을 10만 엔(약 96만 원)에서 30만 엔으로 올렸다. 비트코인으로 대형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구입하는 고객을 위해서다.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자리를 잡는 것처럼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실상은 다르다. HIS의 경우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가 각 지점당 2일 1건 정도에 불과했다. 11개 지점에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중화요리 전문점 헤이친로우는 “한 달에 몇 건 정도에 그치며 손님에 영향도 없다”고 밝혔다. 안경점 체인 메가네슈퍼의 담당자는 “비트코인 거래 수요가 기대한 정도만큼은 아니다. 대부분은 시험 이용이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던 가게들도 이용을 중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실사용에는 장애물이 됐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해 7일에는 한 때 1만9000달러(약 2080만 원)를 돌파했다.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어선 지 일주일 만이다. 포춘은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에만 1500% 이상 상승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 비용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때 이용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대의 전자지갑에 비트코인을 송금한다. 거래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송금 수수료는 0.0004~0.0005 비트코인이다. 연초에는 1회 45~60엔 수준이었던 수수료가 지금은 650~1000엔으로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형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는 감수할 수 있는 금액일지 몰라도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을 살 때는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도 소비자가 전자지갑을 닫는 요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제공해도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고객은 비트코인을 이용하지 않는다. 가격이 오르는 지금은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도 투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최근 비트코인을 구입한 한 30대 남성은 “비트코인 사용법을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투자를 위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할수록 통화 기능이 약해지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하이퍼인플레이션에 가까운 상승을 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통화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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