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년 만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850 시리즈 후속 제품을 출시한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SSD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점유율 1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말 ‘860 EVO’와 ‘860 PRO’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는 2014년 출시한 SSD ‘850 EVO’, ‘850 PRO’의 후속 제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아직 출시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다”며 “구체적인 스펙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860 시리즈가 이르면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M.2 규격의 960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지만, 아직 수요가 높은 SATA 규격 제품은 850 이후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셈이다.
이번 제품은 850과 같이 2.5인치이며, 250GBㆍ500GBㆍ1TBㆍ2TBㆍ4TB의 다섯 가지 용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8단 3D V낸드 기반으로 제작된 850 시리즈와 달리, 860 시리즈는 64단 V낸드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64단은 48단과 비교해 동작 속도는 50%, 전력효율은 30% 이상 높다.
삼성전자는 SSD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 기준 전 세계 SSD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0%로 1위다. 인텔(14%)과 WDC(13%)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그 뒤를 도시바(10%), 마이크론(6%), 화웨이(4%), SK하이닉스(4%) 등이 쫓고 있다. 인텔 등의 추격이 거세지만,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한발 앞선 기술력으로 초격차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SSD 시장에 공들이는 까닭은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이 활성화하기 위해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게 필요하다. SSD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IHS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SSD 시장은 연평균 13.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 동안은 기존 저장매체인 HDD에 비해 용량 대비 가격이 비싸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었지만, 3D 낸드 기술 발달과 함께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곧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삼성 글로벌 SSD 서밋’ 행사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이어왔다. HDD 시대를 마무리하고 SSD 대중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