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신규 펀드가 급증하자, 운용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기반이 취약한 신설 회사들의 실적 역시 저조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자산운용사 195개 사 중 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82개 사로 지난 2분기보다 19개 사가 늘었다. 전체 운용업계에서 적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율도 42.1%로 전분기보다 8.0% 확대됐다.
운용업계에서 적자회사가 증가한 데는 사모펀드의 부진이 배경이다. 9월 말 기준 현재 사모펀드 120개 사 중 절반이 넘는 66개 사가 적자를 기록, 적자회사 비율이 55.0%에 달했다.
특히 최근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신규 설정 펀드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자 운용사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신규 설정된 사모펀드는 10개인 반면, 공모펀드는 0개로 집계됐다. 회사 별로는 신설회사가 7개 사이고, 리츠AMC 겸영 회사가 2개 사, 자문사에서 전환한 곳이 1개 사이다. 밀려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심사 건수도 상당수다. 작년 사모운용사 심사 건수는 183건으로, 은행·보험·금융투자 등 금감원 전체 인가·등록 심사 건수의 67%나 됐다.
수익성 측면에서 들여다봐도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다. 3분기 자산운용사의 전체 순이익은 1703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8.0%, 전년 동기보다 29.7%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63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6.1% 증가했지만, 지분법 이익 등 영업외수익 감소분을 고려하면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9월 말 현재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6월 말보다 1.7%포인트 하락한 12.9%에 머물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신규 진입이 증가해 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적자회사 비율이 40%를 웃돌았다”면서 “수익 기반 취약회사의 수익 현황과 시장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