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 갑질 논란' 피해 간호사 "터질 게 터졌다…임신부도 아스팔트 땡볕에서 응원에 동원"

입력 2017-11-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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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페이스북 '간호사 대나무숲')
(출처=페이스북 '간호사 대나무숲')

성심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한림재단 행사에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춤을 강요당하며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피해 간호사 A 씨는 "터질 게 터졌다"라며 "병원 내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고, 이로 인해 환자들에게 실수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라고 토로했다.

성심병원 간호사 A 씨는 14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성심병원 재단의 갑질 논란에 대해 "그야말로 터질 게 터졌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이 진짜 너무 많아서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힘드니까 이 환자에게 해 줘야 할 걸 다른 환자에게 해준다든가 정말 중요한 주사를 잘못 주게 된다든가 실수하는 일이 너무 많다. 정말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A 씨는 성심병원 내부에서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병원 전산팀이 증거를 제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병원 전산팀이 있는데 전산팀에서 병동에 다 내려와 컴퓨터를 다 포맷하고 IP주소를 바꾸고 있더라. 뭔가 증거를 없애는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재단 행사에 참가하는 신입 간호사들은 스트레스를 대단히 받는다. 실제로 제가 아는 후배는 그 일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면서 아직도 울면서 이야기하고 자기가 원하지 않는 옷을 입고 선정적이게 가슴을 막 출렁이면서 그런 춤을 추는 것을 수치스러워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성심병원 측은 재단 체육행사를 위해 임신부도 아스팔트 땡볕에서 응원에 동원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제가 임신 30주 이상이었는데 줄다리기, 피구, 축구 등을 연습할 때도 아스팔트 땡볕에 앉아서 근무 다 끝나고 두세 시간 동안 응원을 해야 했다"라며 "만삭이라 안나겠다고 말하면 나중에 저한테 돌아올 불이익 같은 게 있으니 수선생님한테 안 좋게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지 못했다. 힘들게 일했을 때도 배가 당기고 힘든데 뙤약볕에 응원을 하고 집에 가면 배가 진짜 너무 당기고 도무지 쉬어도 나아지지 않더라. 너무 힘들었는데 말을 할 수가 없으니까 참고 다녔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A 씨는 근무하기 전에 미술관에 가서 미술 관람을 하고 근무를 들어가는 간호사 힐링 프로그램도 있는데 이런 행사들이 많아서 다 마치고 출근하려면 정말 힘들어서 죽고싶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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