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정된 해외부동산 펀드시장 규모가 28조 원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금리정상화 스탠스에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유망한 투자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공·사모 합산 기준 28조2037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월 한 달에만 364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펀드 설정액은 올 들어 7조3120억 원 늘어나며 작년 같은 기간(1~10월) 규모를 500억 원가량 앞질렀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작년부터다. 펀드 설정액은 2012년 4조790억 원에서 △2013년(5조9818억 원) △2014년(8조3675억 원) △2015년(12조3260억 원) △2016년(20조8917억 원)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작년에는 1년간 8조 원 넘게 자금이 들어왔다.
시장의 주체는 단연 사모펀드다. 부동산 시장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자금 모집기간이 짧을수록 유리한 데다, 최소 가입금액이 높아 일부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 실제로 10월 말 전체 해외부동산 펀드 수는 총 383개였지만, 이 중 공모펀드는 20개에 불과하다. 올해 동일 유형에서 최대 자금을 유치한 펀드도 8월과 9월 1855억 원, 1421억 원을 모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사모 해외부동산 펀드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고객들의 수요에 발맞춰 자산운용사들도 공모펀드를 선보이는 추세다. 하나자산운용은 미국 드림웍스 글로벌 본사빌딩에 투자하는 ‘하나미국LA 투자신탁1호’ 펀드를 이달 16일까지 1175억 원 규모로 모집한다. 해외부동산 펀드로는 두 번째 공모펀드다. 회사 관계자는 “가급적 공모펀드로 설정해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온수 KB증권 멀티에셋전략팀장은 “미국과 한국이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저금리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어 부동산이 인기를 끄는 듯하다”면서 “리스크를 낮게 가져가면서 5% 안팎의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중수익·중위험 상품으로 분류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