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의 부유한 주로 손꼽히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주가 자치권 확대 주민투표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주지사는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자치권 확대에 찬성표가 90%를 넘어섰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방의 투표율은 각각 약 40%, 60%였다.주민 투표 결과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번 주민투표를 주도한 극우정당 북부동맹(LN)의 협상력에 힘이 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베르토 마로니 롬바르디아 주지사는 “폭넓은 자치권과 재원을 얻을 수 있도록 2~3주 안에 중앙정부에 구체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베네토 주민들의 승리다”면서 “헌법 하의 개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지역의 주지사는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내세워 중앙정부에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날 주민 투표를 실시한 롬바르디아에는 산업 도시 밀라노가 속해있으며 베네토 주에는 베네치아와 베로나 등 유명 관광지가 포함돼 있다. 이탈리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이 2개 지역은 자신들이 낸 세금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남부 지역에 막대하게 흘러들어 가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들 지역은 북부동맹 주도 하에 예산 배분 확대와 이민, 산업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치권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해왔으며 정부와의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시행했다.
이탈리아 헌법은 지방자치 단체 관활 문제에 대해 국가와 지방단체가 협상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 주 정부의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는 스페인 헌법상 위헌이지만 이탈리아 주민투표는 사실상 합법이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이번 주민투표 결과가 두 지역의 실질적 자치권 확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