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빈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차기 수협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대됐다. 수협은행이 54년 만에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이후 8년 만에 첫 민간 출신 은행장이 내정된 만큼 그동안의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협은행은 18일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를 열어 3차 공모에 지원한 14명 중 신규 지원자 5명의 면접을 시행해 이 전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19일 이사회와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수행은행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수협은행장 임기는 3년으로 이 내정자는 오는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이 내정자 앞에는 공적자금 조기상환 등의 여러 과제가 놓여있다.
수협은행은 2001년 1조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받아 2027년까지 상환해야 한다. 또 올해 6월 말 기준 수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5%로 지난해 말 1.22%보다 개선됐지만, 시중은행 평균 수준으로 자산건전성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며 성명서를 낸 수협은행 노조와의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내정자를 두고 문 캠프에서 활동했던 금융권 인사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 내정자가 선임되기까지 수협은행은 부침을 겪었다. 지난 2월 행추위 구성 이후 줄곧 파행을 빚어왔지만, 최근 수협은행 상위 기관장들의 인사가 마무리되며 인선이 급물살을 탔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정부 측 3명, 수협중앙회 측 2명으로 구성되며 4명 이상 동의로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1차, 2차 행추위는 관료 출신 후보자를 추천하는 정부 측 위원들과 이를 반대하는 수협 측 위원들의 대립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었다.
수협은 정부로부터 받은 1조 원의 공적자금을 예금보험공사에 갚고 있는 만큼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내정자는 강원 평창 출생으로 원주고와 부산대를 졸업하고, 1983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상무를 거쳐 2014년 말부터 우리은행 여신지원본부장을 맡았다. 1960년생으로 젊은 행장인 만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