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경찰 초동수사 부실…두 명의 죽음 막을 수 있었는데"

입력 2017-10-16 09:56 수정 2017-10-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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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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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 씨가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시신을 유기한 사건에 대해 "경찰 초동수사가 부실했다. 서로 같은 경찰서 소속이면서도 유사한 지역, 대상자와 관련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연락·소통 및 기록의 검토 등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찰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표창원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이영학의 딸과 아내를 이용해 착취한 17년가량의 생활 자체가 범죄인데 그 부분을 모두 간과한 것이 첫 번째 문제고, 아내 최 씨가 투신자살했던 당시 명확하게 이 모든 문제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영학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게 두 번째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이영학의 아내가 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했고, 경찰은 영장을 청구했지만 검찰이 기각했고 이런 부분이 세 번 연속해서 이뤄졌다"라며 "증거 불충분으로 이렇게 기각됐지만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성폭행했다고 며느리가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소명해달라고 했고, 경찰이 영장을 청구했는데 영장 기각만으로 책임 회피를 했던 측면이 있다"라고 전했다.

표창원 의원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이영학 아내 추락사건에 대한 내사를 행하는 경찰관들과 중학생 딸 친구 B 양 실종 사건을 접하는 지구대 경찰관들, 이어지는 여성 청소년계 사이에 칸막이가 대단히 높다고 볼 수 있다"며 "경찰은 B 양 실종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많은 숫자에 기대면서 가출이거나 별일 아닐 거라도 생각하다 보니까 바로 코앞에서 다른 부서에서 심각한 내사사건이 진행중인데도 모르면서 그냥 지나가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의 많은 부분에 피해자 가족이 직접 나서 진행된 데 대해 "피해자 부모가 그렇게 할 정도라면 그보다 훨씬 인력과 전문성을 갖춘 경찰이 좀 더 빨리, 좀 더 적극적으로 내부수색까지 했었어야 하는 거다"라며 "(이영학의 집을 수색하는 것도) 영장이나 강제수사 기능 없이도 문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러서 이 피해자 가족이 찾고 있는데 없느냐. 없다고 하면 잠깐 들어가도 되느냐라며 임의적인 진입에 대한 요청을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표창원 의원은 "우리 경찰이 너무 위축돼 있고 비전문적이고 서민들의 아픔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다. 피해자를 보듬지 못하고 있다. 이건 경찰에 심각한 병이 걸려 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저는 좀 안타까운게 이번 사건도 혹시 감찰조사 벌여서 현장 경찰관 몇 명 징계하고 끝내버릴 그럴 우려가 있어서 걱정이다. 사건의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다른 이면에 우리 경찰은 왜 이모양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과 처방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경찰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을 둘러싼 의혹을 풀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살인 사건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형사과와 수사과에 전담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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