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첨단장비를 장착한 선박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데다, 중국 조선사들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분야여서 꽤 오랜 시간 독점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FSRU는 LNG(액화천연가스) 액화와 기화가 가능한 설비를 갖춘 선박이다. 기체 상태인 LNG는 배에 실을 때 액체로 만들어 운반한 뒤 목적지 터미널에서 다시 기체로 바꾸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FSRU 개발 이전에는 LNG 가스 운반을 위해 육상에 별도의 터미널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FSRU는 육상 시설이 필요없는 데다, 터미널을 짓는 것보다 건조 기간도 짧고 초기 투자비용도 적다. 이 때문에 중남미 개발도상국 등 LNG 수요국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FSRU는 2020년까지 총 50척 이상 발주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2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도 1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020년까지 매년 4척에서 5척 정도는 수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중국 조선업계는 기술이 부족해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점도 호재다. 중국 조선업계의 경우 선박 수주량은 많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FSRU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하지만 FSRU 시장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노력한다 한들 수년 안에 FSRU 관련 기술력을 확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수주활동뿐 아니라 경쟁력을 더 높이는 노력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3월 LNG 재기화시스템 독자 개발에 성공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이 기술이 탑재된 LNG-FSRU는 2019년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21일 FSRU의 핵심 장비인 LNG 재기화시스템 개발 성공을 알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LNG 재기화시스템 독자 개발로 FSRU의 안전성과 성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