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는 한인경로회관에 도착한 후 어르신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인사했다. 회관 내에는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를 외치며 김 여사를 환영했다.
김 여사가 준비된 연단에 도착하자, 김광석 뉴욕한인봉사센터 회장은 식탁에 차려진 곰탕과 곁들여진 김치, 깍두기, 간장게장을 일컬어 ‘김정숙 여사의 특별한 점심’이라고 소개했다. 곰탕 400인분은 교민식당에서 주문했지만 반찬은 김 여사가 한국에서 직접 담가 대통령 전용기로 공수하는 정성을 보였다.
김 여사가 간장게장을 직접 만들어 뉴욕까지 실어온 이유는 간장게장이 외국에 살면 가장 그리워하는 한국 음식이자 현지에서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는 “빈손으로 그냥 오기보다 청와대에서 김치를 해 가지고 왔다”, “뉴욕의 무는 쓰다고 해서, 단맛 나는 한국 무로 깍두기를 담가왔다”, “조금이라도 푸짐했으면 해서 게장에 새우를 넣어서 많이 해 가지고 왔다”고 설명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김 여사는 “두 눈에 가득한 애틋함으로 조국이 잘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눈에 어른거려 워싱턴에서도 시니어센터를 먼저 찾고, 뉴욕에서도 여기 플러싱의 어르신들부터 뵙고 싶었다”며 “자식 때문에 이역만리 말도 안 통하시는 곳에 이민 오셔서 한국인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 설움과 눈물을 극복하고 살아오신 애환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플러싱은 1960년대부터 뉴욕으로 온 이민 1세대들이 모여들어 한인타운이 자리 잡은 곳으로 뉴욕 최대의 한인 밀집지이다. 뉴욕에서도 65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 김 여사는 “각자가 기억하는 한국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며 “누군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즐겁거나 서글프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컬러TV 앞에 둘러앉아 잘사는 조국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레슬링 시합을 응원하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지금은 번화가가 된 강남을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논밭으로만 기억하기도 할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김 여사는 “이렇듯 세월이 변하고, 한국이 변해도 조국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어르신들의 마음은 변함없이 한결같아 늘 고맙다”며 “또 전문직, 선출직으로 진출하는 등 미국사회 내 한국교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여망을 대한민국 정부가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김 여사는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한국과 교민사회의 발전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1973년 미 동부 최초 한인사회 전문복지기관으로 설립된 뉴욕한인봉사센터는 이곳 플러싱에 한인경로회관을 두고 15년 전부터 뉴욕 어르신들에게 매일 아침,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 영어와 미술, 음악, 댄스 등 취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동포 어르신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