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초대형 IB로 덩치 키운다고 신용등급 상향되지 않을 것”

입력 2017-09-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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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증권사의 초대형 IB화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기대하고 있지만, 신용평가사 입장에서는 유보적입니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2실 실장은 20일 오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열린 ‘한신평 미디어브리핑’에서 “대형 증권사들의 자본확충 노력 자체보다는 이에 따른 성과를 더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신청한 증권사는 6곳이다. 6월 말 기준 현재 자기자본 7조1000억 원의 미래에셋대우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4조3000억 원)과 삼성증권(4조2000억 원)도 ‘AA’이며, KB증권(4조2000억 원), 신한금융투자(3조2000억 원), 메리츠종합금융증권(3조2000억 원)은 ‘AA-’에 해당한다.

권 실장은 “금융당국은 대형화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증권사끼리 합종연횡해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큰 틀에선 동의하지만, 신용시장에서는 고위험 투자 가능성의 증가와 늘어난 자본을 활용할 방안 등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장밋빛 전망에 기대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회사들이 발행어음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증가분은 100억~400억 원 내외로 추산된다. 가장 많은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증가 기대분이 390억 원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0.7%포인트에 그친다. 당초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시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며 초대형 IB 전환 작업을 서두르기도 했다.

권 실장은 “핵심은 늘어난 자본 역량을 바탕으로 정책당국이 주문한 진정한 초대형 IB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살피는 것”이라며 “현재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이 국내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가 크게 다르지 않아 더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증권사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산출 방식 변경에 따른 신용 부담도 또 다른 우려 요인이다. 변경된 NCR 제도에서 증권사들이 짊어져야 하는 실질 리스크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신평은 자체 평가방법을 내년 초까지 선보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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