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 없이 공기계만 구매하는 이른바 '언락폰'의 가격이 통신사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비싼 이유가 제조사와 이통사의 담합이라는 의혹이 일자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1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매장들은 언락폰(무약정 공기계)을 팔지 않고 제조사 매장에서는 언락폰을 출고가보다 10% 정도 비싸게 팔고 있다.
실제로 올해 7월 녹색소비자연대 조사 결과 삼성전자 갤럭시S8 64GB의 경우 이통 3사 출고가는 93만5000원이었지만, 삼성전자 스토어 판매가는 102만8000원으로 9만3000원(10%) 높았다.
아이폰7 128GB의 경우 이통사 출고가는 99만9900원이었고 애플 온라인스토어 판매가는 106만원으로 6만100원(6%) 차이가 났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언락폰 가격이 이통사 판매가와 비슷하거나 저렴한데 우리나라는 더 비싸다는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윤문용 녹소연 ICT 정책국장은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는 휴대전화 가격을 통신사 약정폰보다 비싸게 책정한 것은 사실상 약정을 유도하는 '담합 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녹소연은 지난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조사를 요청했다.
녹소연은 또 국내에서 판매되는 언락폰이 미국과 비교해서 2배이상 비싸다는 점도 지적했다.
녹소연 조사에 따르면 갤럭시S8의 한국 가격은 102만8000원인 반면 미국은 724.99달러(약 82만 원)에 그쳤다. 세금을 감안하더라도 국내보다 싼 780달러(약 90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다 미국에서는 중고폰 보상판매(최대 300달러)도 이뤄져 쓰던 중고폰으로 보상을 받으면 갤럭시S8의 실구매가는 424.99달러(약 48만 원)까지 떨어져 세금을 포함해도 53만 원이면 구매가 가능하다는 게 녹소연 측 주장이다.
반면 한국은 언락폰 판매가격이 102만 8000원임에도 포인트 적립' 이외에 다른 이벤트나 보상프로그램이 전혀 없다는 것. 결국 한국과 미국 소비자가 갤럭시S8 언락폰을 구매한다고 했을 때, 약 2배 정도의 가격차이가 발생한다는 게 녹소연 측 설명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통사들은 담합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에서는 통신서비스를 묶어 제공하기 때문에 통신서비스에서 이익을 보는만큼 가격을 내려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이동통신 3사 조사와 관련 “세 가지 혐의로 조사 중인데 이 중 비싸게 거래되는 언락폰에 대한 것도 있다”며 "필요하면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