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면접이에요."
올해 8월 졸업했다는 심모 씨(28)는 KEB하나은행부스에서 취업 상담을 마친 직후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심 씨는 "자기소개 2분을 포함해 총 3~4분 정도 은행 취업 멘토링을 받았다"며 "준비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로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미소지었다.
1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53개 금융사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에는 금융권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로 가득찼다.
이날 박람회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권 11곳, 보험 17곳, 증권 7곳, 카드 8곳, 금융공기업 10곳이 각각 부스를 차리고 구직자들을 맞았다.
각 부스에는 4명의 인사 담당자가 구직자 1명씩 취업상담을 해줬다. 부스 뒤편에는 20~30명의 구직자들이 저마다 자기소개서를 보며 예비 면접 준비에 한창이었다.
국민은행 취업상담 부스에서 면접을 마치고 나온 이모 씨(27)는 "인사 담당자가 대학 때 했던 공모전 등 특이사항을 물어봤다"며 "한 명당 7~8분 정도 집중적으로 멘토링을 해줘 시간이 짧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은 구직자의 연령, 학교 등에 의해 차별을 받지 않도록 블라인드 심사를 진행했다. 이들 은행은 우수 면접자에게 하반기 공채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줄 예정이다.
국민은행 채용 담당자는 "오늘 생각보다 많은 취업준비생이 와서 면접관들도 점심시간 없이 심사를 진행했다"며 "결과가 좋은 응시자에게는 현재 진행 중인 공채에서 서류면제를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람회에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취업준비생들을 격려했다.
이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청년 고용절벽, 성장절벽, 인구절벽의 해법"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국정운영 시스템을 일자리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9월 중 금융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마련해 향후 민간 부문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금감원도 금융산업이 생산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활발한 금융혁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금융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한 53개 금융회사들은 이번 채용박람회를 계기로 올해 하반기에 작년 하반기보다 680명 증가한 총 4817명(잠정)을 채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