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밴사 수수료 갈등 심화…돌파구 있나

입력 2017-09-1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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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표 매입 아닌 가맹점 관리 등으로 수수료 구조 바꿔야"

수수료 갈등을 빚고 있는 카드사와 가맹점을 중개하는 밴(VAN)사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밴사들은 최근 신한카드가 제시한 신용카드 전자 전표 매입에 따른 중재안에 대해 조만간 논의를 시작한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6월부터 신용카드 전표 데이터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성공한 업체와 계약을 맺어 전국 6만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전자 전표 매입을 시범운영 중이다.

이에 밴 업계는 신한카드의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 신규 가맹점 모집과 카드 단말기 관리 업무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밴사들은 최근 신한카드에 이어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전자 전표 매입을 추진하자 궁지에 몰리고 있다.

밴사들이 카드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가맹점에서 고객이 카드로 결제하면 3장(고객용, 가맹점용, 카드사용)의 전표가 출력된다. 밴사는 전국 가맹점에서 카드사용 전표를 수거해 카드사에 전달한다. 신용카드 전표 수거 대행으로 발생하는 수수료가 밴사의 주된 수입원이다.

하지만 최근 전자문서교환(EDI) 가맹점이 늘면서 고객용 전표 1개만 출력되고 전표 정보는 전자화돼 저장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전자 전표를 앱 등을 통해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해 밴사를 활용한 전통 방식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문제는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로 밴사의 실질적 역할은 줄어들자 카드사와 오랫동안 유지해온 공생관계에 여기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

최근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 밴수수료 정률제,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 등 관련 업계와 당국에서는 밴사의 불필요한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업계는 온라인에 기반을 둔 저비용 대행서비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카드사와 밴사는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결책으로 수수료 체계 개편을 제시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980년대 밴사가 카드 서비스 확산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 이후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한 상황에서 당시 운용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이 지금과 같은 문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밴사의 전표 매입 업무는 IT 기술의 발달로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전표 보관, 가맹점 관리, 중개업 등 밴사가 실질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역할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 대안이 될 수 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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