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인도에서도 여성이 최고경영자(CEO)인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도 기업들 사이에서 성희롱 관련 불만 접수가 급증하며 있으며 특히 여성이 CEO인 기업의 성희롱 관련 신고 접수가 남성 CEO인 기업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쿼츠 인도판이 보도했다.
규제감시업체 컴플라이카로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증시 BSE센섹스지수에 상장된 상위 100대 기업 중 90곳이 2016~2017회계연도 성희롱 관련 불만 접수가 621건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10개 업체는 신고 접수 건수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직전 회계연도인 2015~2016회계연도의 성희롱 불만 신청 건수(549건)보다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들 중 그 성희롱 관련 불만 신고 접수가 가장 많은 상위 10대 기업에는 여성 CEO가 이끄는 은행 3곳도 포함돼 있었다. 인도 최대 민간 대출업체 ICICI은행은 2016-2017회계연도에 총 95건의 성희롱 관련 불만이 접수됐다고 밝혀 가장 많았고, 악시스은행과 국영은행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는 각각 32건, 21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희롱 관련 신고 접수가 많아지는 것은 오히려 좋은 징조라고 말한다. 여성들이 성희롱 문제를 쉬쉬하지 않고 공론화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을 회사 최고 리더로 임명할 때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 확신이 생기기 때문에 여성 CEO인 기업들의 성희롱 관련 신고가 더 많다고 설명한다. 랜드스태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인도 여성의 약 59%가 여성 상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컴플라이카로 설립자인 비샬 케디아는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다”면서 “점점 여성들이 성희롱 같은 문제에 나서서 이 문제를 보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에서는 2013년부터 도입된 직장 내 여성 성희롱법에 따라 기업들이 성희롱 관련 불만 건수를 해마다 보고서 형태로 공개하고 이 사안을 다뤄야 한다. 또한 회사는 성희롱 관련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우려를 다룰 내부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도에서는 성희롱 문제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다. 인도 여성 직장인의 70%가 상사로부터의 성희롱을 보고하기 꺼린다고 쿼츠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