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질', '싸이홀릭'이라는 일상 속에서 평범하게 쓰이던 시절이 있었다. 싸이월드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연예인이 되고, 논란의 주인공이 되는 상황도 다반사였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밀린 싸이월드가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서비스를 통해 사진과 일기를 게시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해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되면서 고속 성장했다. '싸이질', '싸이홀릭' 등의 신조어 뿐 아니라 싸이월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 단위 '도토리'까지 유행시키며 일상의 중심에 섰다.
2004년 싸이월드를 '올해의 10대 히트 상품'으로 선정했던 삼성경제연구소는 "싸이월드는 감성소비와 또래 문화 심취 경향을 대변했다"며 흥행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에 접어들면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다른 SNS에 밀리기 시작했고, 급속히 침체되기 시작했다. 도토리를 구매해 미니홈피를 배경화면을 바꾸고, 아바타를 꾸미던 사람들이 더 이상 미니홈피를 찾지 않게 된 것.
결국 지난해 7월 미국의 SNS 업체 에어(AIRE)에 합병되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삼성그룹의 벤처·스타트업 투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가 싸이월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이 보유한 AI(인공지능) 기술과 싸이월드의 SNS 기술력,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추측이다.
감성으로 성장한 싸이월드가 AI라는 첨단 기술로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