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자, 사상 최대치 경신을 거듭해 왔던 개인투자자들의 ‘빚 투자’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일 기준 8조28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달 27일의 8조6680억 원과 비교하면 3주 만에 4.44%(3850억 원)나 줄어든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가 증권사에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을 나타낸다.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코스피의 랠리와 함께 줄곧 증가세였다. 특히 지난 5월 6년 만에 박스권을 탈출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로는 추가 상승 기대감 속에 가파르게 늘었다. 연초 6조8083억 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월 12일 8조1183억 원으로 종전 사상 최대치인 2015년 7월27일의 8조734억원을 넘어선 뒤 연일 최대치를 경신해왔다.
하지만 코스피가 지난달 24일 이후 조정을 받기 시작하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시장 별로는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해당 기간 4조2150억 원에서 3조9992억 원으로 5.12%(2158억 원) 줄었고,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4조4530억 원에서4조2837억 원으로 3.80%(1692억 원) 줄었다. 코스피의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어든 것과는 반대로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대주는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사서 갚는 금액으로 투자자들의 ‘하락장 베팅’을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초만 해도 59억 원 수준이었던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지난 16일 기준 117억 원으로 연초 대비 두 배 가량 불어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긴장감이 커진 가운데 2분기 실적시즌도 끝나가면서 그간 증시를 이끌던 실적 기대감이 희석됐다”면서 “신용거래융자 감소와 신용거래대주 증가는 국내 국내증시 전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위축돼가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