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해 온 14조원 규모의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가 내달 다시 선정된다. 올해 7월까지 운용을 맡은 삼성자산운용을 비롯, 후발주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운용 등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에 ‘2017년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 공고를 게시했다. 제안서 제출 시작일은 이달 23일로, 마감일은 이틀 후인 25일이다. 교수진으로 구성된 평가위원의 1차 정량평가를 통과하면, 2차 PT 경쟁을 거치게 된다. 때문에 최종 발표까지는 1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운용사는 2021년 12월 말까지 4년간 자금운용을 집행한다.
연기금투자풀 수탁고는 올해 7월 말 기준 약 18조 원이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의 운용규모가 13조5000억 원으로, 작년 복수 운용사로 재선정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약 4조5000억 원가량을 운용하고 있다. 각 회사별 위탁운용 금액은 운용기간 중 주간운용사끼리 경쟁을 통해 계속 재조정된다.
이날 현재 대형 운용사 중 제안서 제출을 확정한 곳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3곳이다. 한화자산운용은 비용과 내실 문제 등으로 아직 참여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작년 복수 운용사 티켓을 따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경쟁자 명단에서 빠지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KB자산운용은 불참을 선언했다.
경쟁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은 단연 수익률이다. 우선 연기금투자풀 운용에 적합한 인재 배치 등 초기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다. 또 과거 경험상 공개입찰을 통해 저가경쟁으로 치달을 확률이 높은 만큼 경제적 유인은 크지 않다는 것.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고서에 나온 보수율 수준으로 내는 곳은 한 군데도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부기관 자금 운용 경험 등 비재무적 유인이 전부인 상황에서 소형사나 후발주자에게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하소연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선 보다 적극적인 주식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연기금투자풀 수탁고는 작년 말 21조 원에서 올해 7월 18조 원으로 3조 원이나 줄었다. 코스피지수가 17.7% 오르는 동안 기금들은 서둘러 자금을 회수한 것이다. 이는 채권형 펀드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만큼, 채권 투자에서 손실을 본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