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원유펀드를 보유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수익률 반등에도 불구하고 280억 원 규모의 환매랠리에 시달렸다. 연초 이후 마이너스(-) 16%에 육박했던 수익률을 플러스(+) 구간으로 끌어올렸지만 하반기 유가 하락에 대한 경계감을 낮추기엔 역부족이다.
펀드정보업체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설정액 4480억 원의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펀드’는 최근 1개월 2.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15.89%)와 3개월(-3.99%)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등 원유 가격이 지난달 7일 배럴당 44.23달러로 저점을 찍고 50달러대를 회복하면서 수익률도 함께 뛰었다.
하지만 반짝 턴어라운드에도 불구하고 되려 해당 펀드에서는 자금환매 요청이 급증했다. 실제 최근 1개월간 패밀리 합산 기준 280억 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최근 1주일로 기간을 좁혀 보면 더 많은 147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1개월 환산 시 587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최근 수익률이 플러스임에도 순자산이 감소했다는 건 ETF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볼 때 그간 묶여있던 환매 대기 물량이 일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초 직후부터 이어진 부진한 수익률을 만회한 만큼 자금이 출회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3분기에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을 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미국 드라이빙 시즌 종료와 석유수출국회의(OPEC)의 감산 합의 균열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