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분식회계 의혹..거세지는 산은 책임론

입력 2017-08-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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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당시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에 대한 책임론도 불붙고 있다. 앞서 분식회계 파장을 일으킨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KAI까지 산은 자회사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 임맹호 창조성장금융부문 부행장은 기업금융1실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한 해 동안 KAI 비상근 이사를 맡았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임 부행장의 이사 선임에는 찬성했지만 감사위원 역할까지 맡기는 데는 반대했다. 네덜란드연기금(APG), 캐나다연금(CPP),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등 의결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 37곳 중 11곳이 임 부행장의 독립적 감사 업무 수행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표를 던졌지만 산은은 감사위원 자격을 부여했다.

산은은 2006년 출자전환으로 KAI 대주주가 된 후 2007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상근 이사 기용을 통해 KAI를 직·간접적으로 관리해왔다. 2013년에서 2014년까지는 노상균 정금공 인프라금융 부장이 상근 감사로 경영에 직접 개입했다. 하성용 사장이 임명된 시기다. 노 부장은 하 사장이 경영지원본부장(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던 2010년부터 KAI 비상근 이사를 맡았다.

이외에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비상근 이사였던 공정택 선임심사역(SCO)와 지난해 비상근 이사를 맡았던 정재경 산은 투자관리실장이 산은 내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2007~8년 비상근 이사였던 이동춘 당시 산은 기업금융실장은 현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사다리펀드 운용기관)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하 사장의 전임자인 김홍경 전 KAI 사장이 2013년 3월 진영욱 당시 정금공 사장으로부터 사임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처럼 청와대 뜻에 따라 사실상 KAI를 관리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현재 KAI와 하 사장이 맞닥뜨린 분식회계 의혹은 2013년 이라크 경공격기 FA-50 수출 등 총 3조 원대 사업을 수주하면서 이익을 회계기준에 맞지 않게 선반영한 부분이다. 산은이 지난해와 올해 KAI 주식을 수출입은행으로 현물출자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수은에 KAI 주식을 현물출자 한 것은 대우조선 부실로 크게 악화된 자본건전성을 확충해주는 차원이었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이 대주주이긴 했지만 사외이사나 감사 선임 등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사실상 없없다”며 “2014년 KAI 자산총액이 2조 원을 넘어가면서 상법상 상근감사를 둘 의무도 사라져 감사위원회로 대신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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