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장 때마다 걸림돌로 작용했던 주식형 펀드 환매랠리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7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2373억 원으로, 올 상반기 월 평균의 6분의1 이하 수준.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승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펀드 환매랠리의 축소를 예상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7월 한 달간(1~25일)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총 23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모형에 1516억 원이 신규로 유입됐지만, 공모형에서 3889억 원이 빠져나갔다.
앞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6조1214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 달 평균 1조2485억 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특히 1월과 3월에는 각 1조 원, 2조 원 이상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6월 들어 3584억 원 규모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전환했고, 7월은 순유출로 회귀했으나 그 폭은 크게 줄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역사적 고점 랠리에도 불구하고 펀드 환매액이 축소됐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코스피가 2300선을 돌파한 5월 말부터 주식형 펀드의 순유출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주식시장에 ‘뉴머니(New Money)’가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최초로 2400선을 돌파하며 고점을 다시 쓰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랠리 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지난 25일 장중 2453.17까지 오르며 눈높이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추이가 잠잠해진 데는 충분한 대기자금 등 수급 호재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현상, 국내 기업들의 실적호조 등이 주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인 증시 부동자금으로 통하는 국내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이날 기준 126조1186억 원에 달한다. 국민연금 등 대규모 기관·연기금 자금도 투자 대기 중이란 점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풀이됐다. 박제우 키움투자자산운용 ETF팀장은 “펀더멘털적으로나 글로벌 환경으로 보거나 당분간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ETF 포함 개별 공모형 국내 주식형 펀드 중 7월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코스피 200 지수 수익률을 복제하는‘한화ARIRANG200증권ETF’다.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펀드’, ‘한국투자엄브렐러인덱스펀드’ 등 코스피 추종형 펀드들도 마찬가지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펀드로 평가받는 ‘베어링고배당펀드’, ‘한화ARIRANG고배당주펀드’, ‘KBKBSTAR고배당펀드’ 등도 상위권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