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거미줄에 의지해 건물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활강하면 모션효과를 통해 관람석 의자가 흔들린다. 바다 위에서 배가 갈라지는 장면에서는 진동과 함께 물이 튀기는 환경효과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심장이 ’쫄깃’해진다.
18일 종로구 라이온스회관 CJ 포디플렉스(4DPLEX) 본사에서 만난 윤태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최근 개봉한 ‘스파이더맨 홈커밍 4DX’는 활강, 공중격투, 비행 등 다양한 장면에 4DX 특수효과를 넣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며 “주인공이 슈트를 받고 놀라는 장면이 1인칭 시점으로 나오는데, 4DX의 모션효과와 환경효과를 활용해 관객들은 자신이 직접 슈트를 입은 것 같은 착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4DX는 CJ CGV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차원 특수영화다. 2008년 스마트플렉스라는 교육용 콘텐츠를 4D로 제작했던 것을 계기로 2009년 ‘잃어버린 세계’를 4DX로 처음 개봉했다. 4DX 초창기 이스라엘에 있는 장비를 수입해서 사용했는데 1년 만에 자체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독자 기술로 지난해 기준 100여 편의 4DX 영화를 전 세계에 48개국에 수출했다. CJ CGV는 현재 시장점유율 60%로 글로벌 4D 영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4DX는 약 20가지의 특수 효과는 모션 효과와 환경 효과로 나뉜다. 관객이 앉은 의자가 움직이는 것이 모션 효과고, 바람이나 물, 연기, 향기 등의 효과는 환경 효과다. 4DX 영화는 편성팀에서 영화 선정이 끝나면 곧바로 효과 넣기 작업에 들어간다. 완성된 4DX 영화를 제작사와 공유하고 의견 교환을 거친 뒤 최종 상영 일자를 조절한다.
윤 디렉터는 “회사 내부에 편성팀이 4DX로 제작할 영화를 선정하면 최소 15일 전에 개봉 전 영화를 받아 밤샘작업을 거쳐 덧입힌다”며 “상연 전 영화는 보안이 생명인 만큼 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보안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회의를 통해 콘셉트를 정하고 각 장면을 맡은 에디터들이 4D 효과를 직접 입히는 작업을 한다. 완성된 4DX 영화를 확인하거나 제작사에 보여줄 때도 은밀한 장소를 이용한다고 그는 귀띔했다. 윤 디렉터는 "실제 영화관과 똑같이 꾸며놓은 이곳은 적용한 4DX 효과를 직접 느껴 볼 수 있는 1급 기밀 장소"라며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16시간의 고강도 작업에 녹초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특히나 독자 기술력으로 글로벌 무대를 이끄는 선도업체인 만큼 우리가 하는 일이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일이라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