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을 필두로 집값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참여정부의 신도시 개발 주택공급에 대해 반대를 분명히 하고 대신 도심지역의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이른바 MB효과가 주택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봄의 집값 동향에 주택시장 수요자들의 관심이 촉발되고 있다. 그간 내집마련을 미뤄 왔던 수요자들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 측은 집값 급등에 대해 철저한 방지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올 봄 성수기의 집값 상승은 대세란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봄철은 1년 중 집 거래가 가장 활발한 시기다. 통상 2월 초반인 설 연휴가 끝나면 그때부터 매매는 물론 전세를 알아보는 수요자들로 가득한 것이 봄 성수기라 불리는 2~4월의 주택시장 풍경이다. 여기에 3월 이후부터는 업체들의 분양도 잇따르면서 주택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게 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봄 성수기는 집값이 오르는 시기가 아니라 거래가 가장 많은 시기"라며 "거래가 많은 만큼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며 집값이 오르게 되는데 이것은 투기가 아닌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올 봄철에 집값이 상승할 것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에는 지난해 봄철 성수기에 집값이 오르지 않은 것을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1월들어 1.11대책과 1.31대책으로 불리는 대형 부동산 규제대책이 터져나오면서 전반적인 시장 안정세가 뚜렷했다. 특히 양도소득세 과다에 따라 거래 시장이 전면 중단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거래 둔화에 따른 주택시장 동맥경화 우려까지 나오기도 했었다. 실제로 지난해 봄철 성수기인 2월부터 4월말까지 서울지역집값은 불과 0.27%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2006년 같은 기간 상승률인 7.86%에 비할 때 터무니 없는 상승세다. 이에 따라 사실상 지난해에는 봄철 성수기가 없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봄철 성수기에 오르지 못했던 집값이 새정부 들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더 큰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게 이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2004년은 2003년 터진 10.29대책에 따라 전반적인 안정세가 이어졌던 해. 2004년에도 봄철 성수기는 실종됐지만 이듬해인 2005년 봄 성수기엔 무려 6%대의 상승률 보이며 전년에 약세마저 털어낸 바 있다.
그런 만큼 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봄철 성수기에 집값 상승은 당연한 것이라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강남지역 재건축 가격의 상승은 일정부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 재건축 값은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겹쳐지며 오를 것이 유력하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강남재건축 가격은 제17대 대선 선거운동이 활발하던 지난 12월 이미 전고점을 회복, 상승무드로 접어든 상황이다.
재건축 가격 상승은 오히려 큰 문제는 아니다. 강남 재건축이 상승할 경우 신도시와 목동 등 인기지역 집값도 동반 자극할 우려가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해 서민 주택에까지 영향은 미치지 않은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비인기 지역 소형 아파트들이 상승할 경우 봄 성수기는 자칫 '집값 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 센터장은 "분양가 상한제 실시됐지만 파주신도시 등 수도권에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도 노원구나 은평구, 성북구 등 강북 지역 소형 아파트의 매매가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의 강세도 예상할 수 있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지난 2006년 11월 발생했던 소형 아파트 값의 폭등세가 나타날 경우 올해 주택시장은 매우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