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이 호텔과 여행 사업을 전격적으로 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완다는 중국 톈진이 근거지인 부동산개발업체 룽창중궈(Sunac China Holdings)에 자사 호텔과 문화여행사업을 총 93억 달러(약 10조6876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룽창 측은 완다로부터 336억 위안에 호텔 76곳을 사들이고 이와 별도로 13개 문화ㆍ관광 프로젝트 지분 91%도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ㆍ합병(M&A)과 관련해 룽창 주식은 이날 홍콩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완다는 중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체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 해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가 현재 완다 산하에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유서 깊은 TV 제작업체이자 영화 시상식인 골든글로브와 빌보드뮤직어워드 등을 제작하는 딕클라크를 10억 달러에 인수하려했으나 중국 정부의 외환유출 통제 때문에 무산됐다. 지난달 중국 금융당국은 완다 등 공격적 해외 인수ㆍ합병(M&A)을 벌였던 5개 기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완다가 호텔과 여행 사업을 매각하는 것과 관련, 당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려 막대한 해외 투자를 감행한 것이, 금융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의도에 반했던 것인 만큼 이번 매각을 통해 좀 더 재무상황을 견실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완다는 또 지난해 광저우 R&F부동산과 중국 내 25개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하는 등 부동산 개발에서 재정적 부담을 덜고자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한편 쑨훙빈 룽창 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M&A를 펼치며 업계의 풍운아로 떠올랐다. 룽창은 지난 2011년 중국 내 진출 도시가 4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그 수가 44개로 늘어났다. 룽창은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15건의 M&A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