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해온 당의 쇄신·혁신이 매끄럽게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홍 대표는 조만간 외부인사로만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적 혁신, 조직 혁신, 정책 혁신 등 3대 혁신을 추진해 당을 리뉴얼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홍 대표가 2011년 당대표에 오른 지 5개월여 만에 위기에 몰려 당 혁신을 꾀하다 불명예 사퇴했던 전철을 이번에 다시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당 관계자는 6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원하는 혁신이 성공할지는 의문”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인적 쇄신인데, 우선 당직부터 탕평 인선이 이뤄져야 하지만 친홍 체제를 구축해야 힘이 쏠리니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사무총장에 홍문표 의원, 대표 비서실장에 염동열 의원, 대변인에 강효상·전희경 의원 등 측근 인사들에 당직을 모두 맡기면 논란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홍 대표가 혁신위 구성을 통해 연말까지 당협위원장 전원을 재심사하고 내년 1월 말까지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 짓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한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
당의 한 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대표를 그만둬야 할 것이고, 지방선거 전에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게 공천인데 우선은 홍 대표가 당협위원장 심사부터 객관적이고 공평한 룰을 적용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지방선거 공천에서도 줄 세우기, 세 불리기 행태를 보인다면 계파 간 알력다툼으로 미끄러질 수 있다는 의견이 당내 퍼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의 혁신 구상에 부정적인 여론이 존재하는 건 당내 엄연히 잔존하는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그를 탐탁하게 여기고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홍 대표의 ‘독단적 리더십’ 때문으로 보인다.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홍 대표가 ‘혁신’의 이름으로 거칠게 칼을 휘두르면 곳곳에서 반발이 터져 홍준표호를 좌초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홍 대표는 취임 사흘 만인 5일 견제구를 여러 번 맞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독단적 발언은 국민에게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했고, 친박 중진 홍문종 의원은 홍 대표가 이종혁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앉힌 데 대해 “우리 당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뽑히기 어려운 최고위원이 됐다”고 공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