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서 직간접적으로 보증하는 채권인 국채와 특수채 발행잔액이 불과 6개월 사이 50조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채와 특수채 합계 발행잔액도 950조 원을 돌파했다.
5일 정부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900조 원을 넘어선 국채와 특수채 발행잔액이 6개월 만인 지난달 말 958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채 발행잔액은 618조 원, 특수채 발행잔액은 340조 원이었다. 국채는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이고, 특수채도 정부가 원리금 지급을 보증하는 채권이다. 잔액은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빼고 남은 것으로 앞으로 갚아야 할 금액을 의미한다.
국채와 특수채의 합계 발행잔액은 10여 년 전인 2006년 말만 해도 366조 원 수준에 머물렀다. 당시 국채와 특수채는 각각 258조 원, 108조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원년인 2008년 말 427조 원으로 껑충 뛰더니 1년 만인 2009년 말에는 529조 원으로 치솟았다. 이 같은 증가세는 이명박 정부 내내 계속 유지됐다. 2010년에는 600조 원에 근접한 597조 원으로 늘었고, 2011년에는 650조 원을 넘어섰다. 2012년에는 700조 원을 돌파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에는 800조 원까지 늘어난 뒤 2014년(800조 원)에는 주춤했지만, 2015년에 878조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900조 원을 넘긴 데 이어 이번에 950조 원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특수채 발행과 박근혜 정부의 국채 발행이 크게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국채 발행잔액이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7년 말 274조 원에서 5년 만인 2012년 말 413조 원으로 50.7% 늘어난 동안 특수채 발행잔액은 121조 원에서 318조 원으로 162.8% 급증했다. 당시 4대강 사업 등에 필요한 재원을 주로 공공기관의 특수채 발행으로 마련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특수채보다 국채를 이용해 정부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말 413조 원이던 국채 발행잔액은 지난해 말 581조 원으로 40.6% 늘어난 반면 특수채 발행잔액은 318조 원에서 336조 원으로 5.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채와 특수채 발행잔액은 결국 미래 세대가 세금으로 갚아야 할 나랏빚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가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관리하고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