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가 4년전 투자한 캐나다 타이트 오일가스 사업의 성패가 오는 8월 갈릴 전망이다. 사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가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경우 포스코대우는 1000억 원이 넘는 재무적 부담을 안을 위험에 노출된다.
5일 포스코대우에 따르면 캐나다 뱁티스트(Baptiste)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한 데보니안 사모펀드(PEF)는 투자지분을 최소보장수익률 6.5%에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풋옵션은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시점 특정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킨다.
포스코대우와 데보니안 PEF가 투자 계약을 맺은 날은 지난 2013년 8월로, 이 풋옵션은 두 달 뒤인 올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행사할 수 있다.
포스코대우와 데보니안 PEF는 캐나다 알버타 주 중서부 지역에서 타이트 오일 가스를 생산 중인 벨라트릭스사의 뱁티스트 지역 내 광구 지분을 각각 12.5%, 37.5%를 인수, 현재 총 50%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올해 1분기 기준 데보니안 PEF의 투자원금은 1203억4600만 원으로, 최소 수익률을 보장할 시 지분 매각 금액은 1281억6849만 원까지 뛸 수 있다.
포스코대우는 사업 진출 당시 셰일가스가 매장된 셰일층(퇴적암층)에서 시추하는 원유인 타이트 오일을 생산하게 돼 비전통 석유 자원 개발을 위한 사업의 발편을 마련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인수한 광구의 매장량은 원유로 환산해 4800만 배럴, 포스코대우 지분에 할당된 매장량만해도 370만 배럴로 추정되며 높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3년 말 중국의 원유 수요 둔화로 인해 유가가 폭락하기 시작해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채굴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타이트오일의 경쟁력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014년 7월 당시 배럴당 90달러선을 웃돌았지만, 지난해 1월 30달러선까지 추락한 뒤 올해 7월 인도분 기준 48.36달러로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데보니안 PEF는 지난해 매출액 3300만 원, 영업손실 10억9400만 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매출액 24억9600만 원, 영업이익 6억3000만 원을 달성했지만 투자금액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았다. 이에 더해 당분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풋옵션 행사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데보니안 PEF 관계자는 “풋옵션 행사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미 포스코대우는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를 대비해 예상손실 453억4100만 원을 충당부채로 계상하고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캐나다 타이트오일 사업은 현재 프로젝트는 지속 추진 중이지만 흑자 여부 등에 관해 세부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