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대한 ECB 통화완화 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최근 유럽의 경기 회복세를 두고 ECB가 긴축 모드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조된 가운데 기존 통화부양 기조를 서둘러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우리는 포워드 가이던스와 함께 부양적 통화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우리 정책목표인 2% 수준까지 반등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ECB는 유로존 경기 회복을 위해 월간 600억 유로의 채권 매입을 통화 유로존에 통화량을 공급하고 있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하는 등 경기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같은 기간 미국(0.7%)을 앞질렀다. 여기에 실업률도 하락하고 있고 기업들의 경제심리지표도 최근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ECB가 양적완화 정책을 언제 거둬들일 것인 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ECB 위원들이 경기 회복세에 맞춰 양적완화를 거둬들인다는 신호를 내보낼 것으로 보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 줄어들었고, 테일 리스크 역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세를 인정했지만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통화 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테일리스크는 실제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일어나면 상당한 충격을 주는 리스크를 말한다.
ECB는 내달 8일 정례통화정책회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