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를 감사할 수 있는 회계법인이 50여개로 제한되는 안이 검토된다. 상장사 감사인 등록 기준인 품질관리 인력 확보, 사후심리 체계 구비 등을 만족할 수 있는 곳이 전체 회계법인 165개(2017년 3월 기준)의 30% 안팎 수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24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장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은 회계사 20명 당 1명의 품질관리 인력을 확보하는 안이 여당에서 검토되고 있다. 품질관리 인력은 회계사의 감사 품질을 점검하는 직무를 수행한다. 해당 인력은 기업 감사를 수행하지 않는 관리자다. 이 때문에 20명 회계사가 벌어들이는 매출이 1명의 관리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인이어야 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구성원이 20명 이상인 회계법인은 79곳이다. 전체 회계법인 165개의 48%에 해당한다. 이 중 20여명 안팎을 유지하는 곳을 제외하면 50여개 회계법인이 상장사 감사인 등록 기준을 만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는 70여개 회계법인이 상장사를 감사하고 있다.
이밖에 회계법인의 자금통합 관리ㆍ수익배분ㆍ독립적 정보 취합 여부도 감사인 등록제의 주요 기준이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4월 지정감사제 확대, 감사인 등록제를 골자로 발표한 회계 투명성 강화 대책은 이미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금융당국은 5월 1일 김종석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자유한국당) 등 10인을 통한 의원입법 형태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해당 발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로만 구성돼 있다. 여당과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새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여당안과의 병합 심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무위 소속 최운열 위원(더불어민주당) 측 관계자는 “김종석 위원의 발의는 자유한국당이 여당이었을 때 이뤄진 것”이라며 “금융위원장이 선임되면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회계사법 24조에 따르면 자본금 5억 원 이상, 10인 이상 공인회계사만 갖추면 회계법인을 설립해 상장사를 감사할 수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이후 회계법인의 감사능력을 검증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회계투명성 강화, 지정감사제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