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 청문회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사실상 키를 쥐고 있다. 호남 출신인 이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당이 ‘비토’를 놓긴 쉽지 않은 데다 바른정당에서도 “치명적 하자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국당은 청문회 과정에서 최대한 이 후보자를 흔들어, 여권에 쏠린 정국 주도권을 일정 부분 되찾아오겠다는 태세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주요 의혹은 △세금 탈루(부친 상속재산신고 누락) △병역 회피(아들의 군 면제) △위장 전입 △부인의 그림 고가 매각 의혹 등이다.
한국당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병역 기피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공직에서 배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공약을 언급하며 이 후보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정용기 수석대변인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처음엔 청문회가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봤지만 문 대통령이 말한 5가지 배제 기준 중 3가지나 해당되는 이 후보자를 그냥 넘길 수 없게 됐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정부 출범 초기에 호남 출신 인사 배려 차원에서 여론이 우호적이지만 청문회를 거치면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그렇게 되도록 할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인준해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세금 탈루 의혹은 이 후보자가 고향인 영광군 법성면 용덕리에 있는 땅 약 1860㎡(565평)을 1991년 부친에게서 상속받고도 17년간 빠뜨렸다가 2008년 뒤늦게 재산 신고했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한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해명해왔다. 다만 이 후보자가 1990년부터 지방세를 직접 냈다는 보도가 나오자 총리실은 사실 관계를 살펴본 뒤 입장을 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이 후보자는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한 군필자지만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01년 대학교 1학년 때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입대를 연기하고 어깨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재검에서 5급 면제 처분을 받았다. 고교 시절 스키장에서 어깨 탈구를 당해 수술을 받았고, 재발성 탈구로 5급 판정을 받아 결국 군 면제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려 병무청에 탄원서까지 보냈다”고 했지만, 야당에선 고의성을 의심하는 눈길이다.
위장 전입 의혹은 1989년으로 거슬러간다. 이 후보자 부인으로 미술 교사였던 김모 씨는 그해 3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강남구 논현동으로 전입했다가 9개월 만인 같은 해 12월 평창동으로 다시 주소를 옮겼다. 한국당 등 야당에선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위장전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 후보자 측은 “강동구 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일하던 부인이 출퇴근 때문에 논현동에 잠시 머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3년 이 후보자 부인의 전시회에 걸린 그림 2점을 전남개발공사가 900만 원에 사는 등 ‘그림 고가 매각 의혹’도 불거져 있다. 이에 대해선 “부인의 전시회 당시 이 후보자가 전남개발공사에 작품 판매를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이 후보 측 반박이다.
한편 이 후보자 청문회는 여야 이견이 없으면 26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31일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