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임명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을 지낸 대표적인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인사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시절인 1989년 전대협 3기 의장으로서 임수경 전 의원의 방북사건을 지휘했고, 결국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고 3년6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정계 입문한 건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서다. 역시 전대협 출신인 우상호 이인영 의원, 오영식 전 의원과 함께 새천년민주당으로 수혈됐다. 그해 총선에 서울 성동을에 나서 34살에 처음 금배지를 달았고, 17대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의원 활동을 하면서 새천년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대변인, 대통합민주신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맡았다. 임 실장은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데 이어, 삼화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19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2014년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발을 맞춰 ‘박원순맨’로 불렸다. 그러다 작년 말 문재인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영입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비서실장 역할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임 실장 인선을 발표하면서 “청와대를 젊은 청와대, 역동적이고 탈권위, 그리고 군림하지 않는 그런 청와대로 변화시킬 생각”이라며 “임 실장은 젊지만 국회와 당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고, 또 서울시에서 쌓은 행정경험을 통해서 안정감과 균형감을 두루 겸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젊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청와대과 참모들이 격의 없이 대하는 그런 청와대, 또 참모들끼리 치열하게 토론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그런 청와대로 청와대 문화가 바뀔 것”이라며 “여당과 늘 함께 가고, 야당과도 늘 대화하면서 소통하는 청와대로 그렇게 만들겠다는 제 의지의 실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일문일답에서 “(대통령을) 성심으로 모시되 ‘예스맨’이 되진 않겠다”며 “직언하고 격의 없이 토론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하면 비밀이 많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 투명과 소통이란 두 가지 원칙으로 비서실을 운영하겠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서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유한국당의 ‘주사파’ 비난엔 “한국당과 더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 국회·야당과 잘 소통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